돈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유

참 민감한 주제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돈 얘기를 하면 계산적인 놈이라는 인식도 씌이기 일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돈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모두가 그럴 필요는 없다. 결핍이 있는 사람이라면 돈을 정말 따져야 한다.

나는 참 어렵게 자랐다. 근데 어려운 줄도 모를만큼 사랑도 많이 받았다. 막내로 태어나 사랑과 관심은 내가 다받았고, 어린 날을 떠올리면 참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참 세상은 가혹했다. 내 인생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결국 돈이었다. 돈때문에 집안에서 싸움이 났고 형제들끼리 멀어지고 부모님들도 매일 다퉜다. 난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 정말 돈을 빼곤 난 모자란게 없었다. 여기서부터 내 결핍은 시작됐던 것 같다. 이걸 인정하기는 너무 힘들었다. 사춘기가 오고 모두가 나같이 살지 않다는 걸 알게 된 뒤로는 세상이 참 무섭게 느껴지기도 시작했다. 나보다 잘 사는 친구를 보면 괜히 욕했다. 나보다 나은 환경에 있단 이유로. 이 자격지심들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건 정말 지옥같았다. 내 자신이 너무 보잘 것 없이 느껴졌기 때문에. 정말 힘들게 받아들였다. 그냥 내가 해결하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년은 넘게 걸린 것 같다. 이 모든 상황들이 정말 내가 경제적으로 여유만 되면 해결이 된다. 다른 방향으로 생각해보려 했는데 정말 그건 거짓말이고 자기 위로였다.

내가 만날 아내는 돈 때문에 전기세와 수도세를 아끼면서 전전긍긍 대는걸 못하게 해야 한다. 돈 때문에 치료를 못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 우울할 땐 기분전환하러 여행도 갈 수 있어야 하고, 좋은 옷도 사입혀야 한다. 여자가 아이를 가지고 10개월을 품어야 한다. 제일 연약해지는 시기다. 이 때 아내를 못지키는 남자는 정말 무력한 남자다. 난 이런 이유들로 꼭 잘되야 한다.

물론 이 길을 선택하고 잃어야 할 것이 많았다. 외롭고 성과가 나타나지 않아도 버텨야 한다. 그런데 가끔은 내 마음속에 어린 애가 투정을 부리기도 하고 쉬고 싶다고도 한다. 이게 날 이기적으로 만든다. 잘 아는데 정말 고쳐지지 않는다. 원하는 걸 얻기 위해선 잃을 게 있다는 이 명제는 잘 알고 있었는데도 정말 힘들다. 버티면서 사는 게 이런건가 싶지만 목표가 있지 않나. 돈이 중요하다고 외쳤으면 성취해야 한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