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으로 연애와 결혼을 안하는 시대라고 한다. 사회적 분위기, 경제적 여건 등 다양한 원인들로 다들 기피한다. 하지만 난 이것보다 더 심한 상황이 생겨도 꼭 연애는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사람을 만나 서로의 인생을 공유한다는 건 정말 큰 의미가 된다. 인간은 극도로 이기적인 동물이기 때문에 누군가와 삶을 공유하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사회성을 배운다. 어렸을 땐 마냥 연애와 사회성 따윈 돈도 안되니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참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최근에 정말 좋은 사람과 만났는데 참 인생에 도움이 많이 됐다. 가족과 가까운 친구한테도 말하기 힘든 생각들을 많이 털어놓곤 했다. 딱히 해답을 원해서 말을 한 건 아니었다. 그 친구는 참 요상하게 계속 깊은 생각까지 털어놓게 되는 능력이 있었다. 아마 깊이 들어줬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 이렇게 연애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사회는 야생이고 살아 남아야만 한다는 강박을 가진 나에게 쉼터같은 역할을 해줬다. 늘 거칠게 불안에 떨며 살아왔다. 그런데 이번 연애를 하면서 참 편안했다. 세상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는 법도 배웠다. 타인의 생각을 깊이 알 수 있게 된 것도 일에 큰 도움이 됐다. 내가 전혀 생각치도 못한 시선으로 상황을 바라보기도 했다.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괜시리 겁이 난다. 다음에 이보다 좋은 여자를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한동안 떨쳐지지가 않는다. 당연히 안다. 세상의 절반은 여자이고 만날 사람이 많다는 그 흔한 소리를 누가 모르는가. 우린 이걸 알면서도 겁을 먹는다. 나 또한 그러고 있다. 일이 손에 잘 잡히지가 않는다. 그런데 그 친구는 그걸 바라지 않을 것 같다. 더 힘내서 하려고 신경쓰는 중이다. 멀어지고도 나에게 참 많은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