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킥복싱 체육관을 다니게 됐다. 그런데 똑같은 조건의 관원이 두명 있을 때 가르쳐주는 디테일이 다르다. 한명은 누가 봐도 깊고 자세히 알려주는데, 한명은 정말 정형화 된 듯한 느낌으로 가르쳐준다. 왜그럴까?
한명은 관장의 호감을 샀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나다. 나는 식사하시고 난 뒤 입이 약간 심심한 타이밍에 운동을 가기 때문에 커피 한 잔을 챙겨 올라간다. 매일 사갈 순 없지만, 한번씩만 사서 드려도 눈도장은 확실히 찍힌다. 또 모르거나 궁금한 건 정말 적극적으로 물어본다. 그냥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보다 열심히, 더 학구열이 높은 관원을 싫어하는 관장이 어디있나. 교사도 열심히 하는 학생 더 알려주려 한다. 교사도 관장도 전부 사람이다. 누군가에게 호감을 산다는 건 환산할 수 없는 높은 가치를 지닌다. 또 살아가면서 어떤 도움을 받게 될지 모른다. 여기저기 씨앗을 뿌려놓는 건 정말 좋은 수확물이 되기도 한다.
이런 얘기를 하면 누군가는 이렇게 말한다. 모두에게 공평해야 하는 거 아닌가? 다르게 하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뭐 틀린 말은 아닌데 꼭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마 이렇게 말하는 자신들도 누군가 자신에게 아부를 적당히 떨며 작은 선물을 자주 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테니까. 처세는 기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