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던 시절 배우가 꿈이었다. 친형의 소개로 연기를 배운 적이 있었다. 그때 만난 선생님이 알려주신 연기 수업으로 내 인생의 태도가 정해졌다. “모든 대사와 행동에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목적이 없으면 죽은 연기다.” 연기에 관한 이 말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놨다. 좋은 차와 집에 살며 호화스런 생활을 꿈꾸면서 부자가 되고 싶어했던 오만했던 나를 정신차리게 만들어준 말이었다. 좋은 차, 명품을 입고 살면 행복할 줄 알았다. 그게 내 삶의 목적인 줄만 알았다. 살면서 제일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이것은 절대 인생의 목적과 이유가 될 수 없다. 그 탐욕을 채우면 삶이 허망해진다. 목적이란 단어에 대입 시킬 수 없다. 그 이후로 난 끊임없이 생각했다.
왜 돈을 벌려고 하는지, 왜 부자가 되고 싶은지. 온갖 책을 읽어 치우며 여기저기 부딫혀봤다. 이 행동들은 정말 뜻깊었다. 나에게 목적을 만들어 줬다. 돈은 행복을 주지 않는다. 부자가 된다 해도 행복해지지 않는다. 다만 여러 불행들을 막아주는 건 분명하게 사실이다. 난 이것을 위해 노력한다. 공부하고 일한다. 남들보다 더 하려고 한다. 내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부딫히고 깨져야 한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 이 목적이 생기니 내 선택에 있어서 모든 것들이 심플해졌다. 선택해야 할 때 내 목적과 가장 가까워지는 길만을 선택하니 사는 게 그리 어렵지가 않다. 오히려 재밌어졌다.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난 지금 엄청난 보물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꼭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면 스스로에게 자문하고 생각해야 한다. 왜 하려 하는지, 무슨 목적인지. 자신과의 대화를 잘 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처럼 눈뜨면 남의 삶을 엿볼 수 있는 시대에서는 내 삶은 뒷전인 사람이 많다. 자기 자신을 잘 모르는 사람이 태반이다. 이런 세상에서 자기객관화만 되어 있어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다. 내 삶의 목적이 뭔지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는 뭔지 명확히 정해야 한다. 그럼 살아가는데 있어서 선택이 쉬워진다. 남들보다 많은 시간이 단축된다. 위에서 말했듯이 목적이 없는 연기는 죽은 연기다. 인생도 똑같다. 목적이 없이 보내는 나날들은 죽은 날과 마찬가지다.